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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웰빙

식약처 '실무급'도 로펌행…커지는 소송 수요

by 625freekick 2023.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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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일하던 직원이 대형로펌으로 자리를 옮겨 새 둥지를 튼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식약처 출신 공무원의 로펌행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실무자급'이 이동한 건 이례적입니다. 제약바이오 업계 성장과 함께 관련 소송이 늘고 규모도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오늘(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약처 출신의 조 모 전문위원이 지난달 법무법인 태평양으로 이동했습니다. 조 위원은 태평양에서 제약·의료 관련 전문위원 역할을 맡았습니다. 조 전문위원은 식약처에서 생물제제과, 위해사범중앙조사단, 의약품정책과 등을 거쳤고, 올해 검찰청 마약범죄특별수사팀에 파견되기도 했습니다. 식약처에서의 직급은 '보건연구사'였습니다. 연구사는 일종의 전문 연구직으로, 보통 석사 이상의 학위를 받은 사람이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공무원으로 일하는 경우에 부여되는 직급입니다. 일반직 6급, 주무관에 상당하는 실무 직급으로 분류됩니다. 

주목할 점은 관복을 벗는 시점이 당겨졌다는 것입니다. 로펌의 전문위원은 주로 '경험'을 나누는 일을 합니다. 예컨대 출신 기관과 얽힌 소송이 진행될 때 해당 기관의 업무처리 방식과 예상되는 처리 결과를 공유한다든지, 혹은 조사 과정에서 직접 얽히게 될 때 로펌과 기관을 잇는 중간다리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업무의 특성상 관리자급 이상 고위직 출신이 전문위원으로 자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2020년 이후 식약처에서는 5급 이상 공무원들만 로펌으로 이동했습니다. 2020년에는 기술4급과 보건연구관이 각각 광장과 화우로 옮겼습니다. 연구관은 연구사가 진급한 것으로, 5급으로 분류됩니다. 2021년에는 이직이 없었고, 지난해 1월 기술4급이 율촌으로, 그리고 올해 5월 보건연구관이 광장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랬던 이직의 추세가 이제 6급으로 내려온 겁니다.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의 소송 규모가 커지고 분쟁이 다변화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입니다. 과거 골관절염 치료제의 성분조작 의혹부터 보툴리눔 톡신 업체들 간의 장기 소송전, 여기에 식약처가 얽힌 행정소송도 최근 자주 발생하는 추세입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과거에는 기업들이 식약처를 상대로 소송하는 것을 굉장히 주저했는데, 요즘은 보툴리눔 톡신 산업에서 보듯이 행정소송 등에 훨씬 과감해졌다"면서 "로펌도 달라지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직급을 떠나 전문 지식을 보유한 인재를 영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태평양 측은 "최근 헬스케어팀 역량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전문가를 많이 영입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영입된 인사"라고 설명했습니다.(참고-sbs)